좋아요, 좋게 좋게 생각하자구요. 일단 제가 다니는(혹은 피드를 추가해 놓은, 올블로그에서 자주 후끈글에 이름을 올리는, 링크를 따라가다보면 자주 들어가게 되는, 기타 등등) 블로그에서 반수 이상은 이번 이슈에 대해서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한마디씩을 했지요. 어이가 안드로메다 관광을 다녀오기도 하고, 오랫만에 뒷골이 당기는 경우를 당하기도 하고, 아니면 글을 읽다가 탄성을 지르거나 손뼉을 치기도 했습니다.
어찌보면 굉장히 기분나쁘게 들릴 수도 있는 일입니다만, 언제나 이런 이슈가 터지면 제가 하는 일은 이겁니다. "구독 리스트 내에서의 순위 재조정" 말이죠. 일단 이런--민감한--주제에 대한 글이 올라오면 제가 하는 일은 그 글을 찬찬히 읽어보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과연 얼마나 논리를 갖추었는지, 얼마나 냉정하게 글을 썼는지(자기는 글을 이따위로 쓰는 주제에 말이죠-_-),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글을 올린 이후에 달리는 피드백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몇 번이고 다시 읽어가며 체크합니다. 그리고 그 블로그에 대한 평가를 재조정 하는거죠.
그리고, 제가 나름대로 분류해 놓은 카테고리를 따라 블로그를 이동시킵니다. 올블로그 같은 곳에서 후끈 글로 올라오는 글들도 제목등을 보고 나름 계속 모니터링합니다. 좋은 블로그가 있으면 리스트에 추가, 이미 구독하는 블로그에 대해서는 글에 대한 평가에 따라 카테고리를 재조정, 그리고 이건 아니다 싶으면, 가차없이 삭제해 버리는 것이죠. 평소에도 지속적으로 하고는 있는 일이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면 단시간 내에 많은 블로그들에 대해 한꺼번에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이런 고비를 넘어서면 제 구독 리스트가 상당히 바뀌어 버리는 이유입니다.
한 달 전만해도 제 구독 리스트가 112개였습니다만, 이번 일로 7개가 지워졌고, 12개는 클래스 하향조정, 3개 블로그의 추가가 있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 인해 요 한 달동안 지운 것 까지 계산에 넣어서 오늘자 최신 구독리스트는 88개더군요.
인터넷상에서의 인간관계란 것이 참 일회적이고 덧없다는 생각을 할 때가 바로 이런 때 입니다.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일 년 가까이 구독하고 있던 블로그의 클래스를 점점 내리다가 결국 휴지통에서 DEL키를 누르는 자신을 발견할 때 말이죠. 블로그라는 툴 자체가 "글"을 이용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구독하는 신문을 선택할 권리가 있듯 블로그도 마찬가지로 취급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역시 '모니터 저편에도 사람이 앉아서 글을 쓰고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씁쓸한 감정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가치관이 완전히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어이없어하거나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그것이 아주 가끔 일어나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들으면서 퓨즈가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사태를 겪는 것 보다는 이런 식으로 지워주는 것이 제 정신건강에도 이로울 것이 틀림없는데 말이죠.
그러니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금 더 제 취향과 상식에 부합하는 구독 리스트를 가지게 된 것은 나름 좋은 일이 아닐까 혼자 지끈거리는 머리를 싸매고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여담이지만, 구독 리스트 중에서는, 현재까지의 평가를 통해 정해진 소위 "불침 블로그"라는 것이 있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이 블로그만큼은 지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블로그들이죠. 간단히 몇 개 알려드리자면, TimeSpace137님의 블로그, 생각하는 섬, Darker than Darkness, 가로수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그리고 GYUHANG.net 등이 있죠. 그리고 기본적으로 제가 주기적이든 비 주기적이든 댓글을 다는 블로그는 "신뢰하고 있다"라는 표시입니다. 저는 블로그를 알게되면 적어도 그 블로그에 있는 글을 반 이상 읽어보고, 한 달 이상 그 블로그의 분위기를 파악한 후에 댓글을 달기 시작하거든요. :)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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