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새끼

무정부주의자들은 이런 사소한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체제 순응적인 '부르주아의 앞잡이'라 부를 것이다. 반면 개혁론자들은 무정부주의자들을 목소리만 급진적일 뿐 당장 가능한 실천조차도 포기하여 결국 체제유지에나 일조하는 '결과적 보수주의자'로 볼 게다. 이게 바로 포스트모던의 문제다. 자, 어느 거 할래? 취향은 자유.

진중권, 『폭력과 상스러움』. 서울: 푸른숲, 2002. p. 143

내가 지금까지 해 왔던 많은 인용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원래 글의 맥락과는 동떨어진(?) 인용이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말과 최소한의 공통점은 있으리라 생각하기에 살짝 가져온다.

군대와서 배운 것 중 하나가 한 사람의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를 수도 있다는 것. 이전에는 그래도 최소한의 희망은 가지고 있었다. 적어도 어떤 목표가 있는 사람은 그 목표와 삶을 일치시켜 나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믿었고, 또 그 실천의 문제는 당연히 내 자신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아니, 지금도 그것이 옳은 생각이라는 내 가치관은 변하지 않았다. 그것이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斉家治国平天下)라는 유교적 가치관에 매몰되었다는 비판을 받을지라도, 적어도 나는 변화를 주장하는 자라면 마땅히 자신의 주변부터 그렇게 해야 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입으로 세계의 진보를 말하고 군대의 폭력성과 계급의 잔인함을 비판하던 사람이 자신이 그 폭력의 단물을 빨아먹을 수 있게 되자 너무나도 쉽게 그 단물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놀랐다(아니 지금도 놀라고 있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먼 목표지점만을 바라보면서 그곳에 쉽게 다다르지 못함에 한탄하는 어이없는 모습. 같이가는 동료와 후임을 짓밟고 자신의 이익과 영달을 추구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세계와 그 이상에 대해 장밋빛 꿈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진정으로 절망했다.

그 이후로는 입으로 열심히 진보와 개혁을 외치는 사람들을 한번쯤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무리 뜻이 원대하고 높다 할지라도, 다른 사람들을 짓밟으면서 이루어진 것은 의미가 없다. 절대 다수의 행복을 추구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그 다수에 속하지 않는 소수를 억압해서 얻어지는 것이라면 그것은 진보가 아니다.

나는 결과적 보수주의자들을 혐오한다.

그렇기 때문에, 입으로는 평등을 외치면서 결과적으로 자신이 할 일은 공부한다는 핑계로 전부 남에게 떠넘기고, 제대를 두달이나 남겨두고 복학따위를 행하는 만행을 저질러서 다른 사람들의 외박 휴가 일정을 모조리 꼬아놓고 그 후유증을 6개월 이상이나 가도록 만들어 놓은 개새끼가 희망을 논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

덧. 위에서 언급한 개새끼가 군생활 내내 저를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는지는, 밑에서 적절한 태그를 선택해서 간단히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한번 들춰봤는데, 온라인에는 최대한 힘든 내색 안하려고 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글이 다섯 개나 되네요. 아 진짜 욕 안하려고 했는데 우연히 이새끼가 개설해놓은 블로그를 찾아버려서 혈압만 잇빠이 올려버렸습니다. 저는 운동이나 하러 가야겠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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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quote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조교에게 시킨다"다. [sic] 조교가 어떻게 할지 모를 뿐만 아니라 알고 싶지도 않지만, 어쨌든 "조교가 알아서 하라"는 것은 객체지향적 발언이다. 다시말해, 객체지향 개념은 모든 걸 혼자 다 처리하려 들지 말고 다른 객체의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것이다. …

주우석, 『C·C++로 배우는 자료구조론』. 서울: 한빛미디어, 2004. pp. 28-29
(강조는 인용자)

드디어 밍기적 밍기적 끌어오던 C 기본서를 대충 끝냈다. 배열이랑 포인터 응용 부분은 다시 한 번 보아야겠지만, 그건 좀 천천히 하고, 일단 새 책으로 넘어가기로 결정. 친구의 추천대로 C++을 시작하기 전에 알고리즘과 자료구조 쪽을 가볍게라도 한번 보기 위해서 책을 샀더니, 초장부터 심하게 강렬한 문구가 써져 있기에 한번 인용해 본다.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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范蠡致書文種曰

范蠡遂去、自斉遺大夫種書曰:

「蜚鳥尽、良弓蔵;狡兔死、走狗烹。越王為人長頚鳥喙、可與共患難、不可與共楽。子何不去。」

種見書。称病不朝。人或讒種且作乱、越王乃賜種剣曰:

「子教寡人伐呉七術、寡人用其三而敗呉、其四在子、子為我従先王試之。」

種遂自殺。

범려가 떠나며 대부 문종에게 편지를 남기어 썼다. 나는 새가 사라지면 활을 거두고 쫓던 토끼를 잡으면 사냥개를 삶는다고 했습니다. 월왕의 사람됨은 목이 길고 입이 뾰족하여 어려울 때에는 함께할만하지만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는 없습니다. 선생은 어찌 떠나지 않는지요. 문종이 이를 보고 병을 핑계대고 조당에 나아가지 않았더니 사람들이 문종이 난을 꾸민다 중상하였다. 이에 월왕이 문종에게 칼을 보내며 말하였다. 그대가 과인에게 오를 벌할 일곱 계책이 있다하였는데 그 세 가지 만으로 오를 무너뜨렸으니 남은 네 가지는 그대가 선왕을 좇아가 시험해보기 바라오. 이에 문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출전: 『사기(史記)』, 「월왕구천세가(越王勾踐世家)


토사구팽이라는 사자성어 때문에 유명한 이야기. 하지만 여기서 내가 지금 방점을 찍어서 읽고 싶은 부분은 이거다. 어려울 때에는 함께할만하지만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는 없습니다.

정말 그런 사람이 있구나.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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