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좀 너무 방치해둔 것 같은데, 슬슬 방에 짐도 정리되어가고, 정신도 차려가고 있으니 다시 시작해볼까 합니다.

그 전에 먼저 간단하게 신변 잡담.

모니터를 새로 샀습니다. 금미전자의 24인치 모델인 G240FTP입니다. 24인치, 비 TN패널, TV수신, HDMI 포트, 피봇 지원이라는 조건으로 다나와를 검색하니 애초에 별 선택지랄만한게 나오지 않더군요. 대기업 제품은 바라지도 않았고, 오리온이나 BTC라도 있었으면 좀 비쌌어도 그쪽으로 알아봤겠지만, 뭐 제가 원하는 조건에서는 가격을 불문하고 아예 중소기업 중에서도 정말 듣도보도 못한 기업들 뿐. 아니 이 조건이 그렇게 까다로운 틈새 조건인가요.

뭐 여튼 대충 검색해보니 리치웰은 가격도 비싸고 서비스도 엉망이라는 이야기가 중론이라 탈락, 나노디스는 TV시청시 PIP 모드가 지원되지 않아서 탈락, 남은 건 퍼스트와 지금 쓰고 있는 금미전자였는데, 둘다 고정종횡비 지원되고, 다나와쪽 평을 봐도 다 고만고만 해서 상당히 갈등되더군요. 결국 아는 사람에게 물어본 결과, 굳이 둘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금미를 고르라길래 그냥 금미를 샀습니다. 퍼스트 쪽 제품의 베젤이 굉장히 얇아서 좀 끌리긴 했습니다만, 뭐 일단 배송받고 보니 이정도면 제 생각보다 화질도 더 좋고 해서 이정도면 만족합니다.

사실은, 월요일에 배송을 받긴 했습니다만, 중앙 하단에서 손톱만한 불량화소 반점이(-_-) 발견되어서 회사에 전화를 거니 택배로 넣던지, 아니면 사무실에 와서 직접 제품 검수를 해보고 가지고 가라고 하더군요. 직접 물건을 보여줄테니까 검사해서 가지고 가라는 말에 솔깃해서 그러마고 대답을 했는데, 그 다음날 후회했습니다. 전 501번 버스가 용산역 바로 앞에서 멈추는 줄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신용산역 앞에서(-_-) 멈추는 거더군요. 덕분에 예상보다 500m 가까이를 더 걸어서(물론 10kg에 가까운 짐을 양손에 들고) 회사에 갔더랬습니다. 다행히 회사 분들은 꽤 친절했고요, 물건 골라서 도저히 들고 가지는 못하겠으니 택배로 부쳐달라고 하고 하루를 기다려서 오늘에서야, 제대로 된 물건을 받은 것이지요. 제가 이런 물건 뽑기 운이 상당히 안 좋은지라 일부러 무결점 제품을 샀는데 이런 꼴을 당하니 참 운이란게 어쩔 수 없나봅니다. 뭐 그래도 결과적으로 잘 해결되어서 다행입니다. 지금은 잘 쓰고 있어요. 화질과 시야각 전부 만족합니다.

아무튼, 덕분에 이틀간은 컴퓨터를 쓸 수 없는(본체밖에 없으니) 집에서 쾌적하게(…) 공부를 할 수 있었네요. 이제 컴퓨터가 생겼으니 공부를 하려면 학교에 가야할듯(…).

수염을…길러봤는데,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대략…7할 정도는 그럭저럭 괜찮다/별로 신경쓰이지 않는다는 반응이고, 1할 정도는 의외로 어울린다는 긍정적인 반응이고, 2할 정도는 당장 깎으라는(…) 열화와 같은 반응을 보이더군요. (…) 이게 한국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수염 비선호 현상(그런거 있던가)에 기반한 것인지, 아니면 진짜 제 얼굴에는 수염이 절대 어울리지 않는 것인지(스스로도 후자쪽이 아닌가 생각은 하지만-_-) 모르겠습니다만, 당분간은 계속 기르고 다닐 것 같습니다. 그 흔한 똑딱이 디카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아쉽게도 사진은 보여드리지 못하겠습니다. 뭐 찍어주겠다는 사람 있으면 조만간 찍어서 올릴지도 모르겠네요.

신림동과 봉천동 이름이 바뀐다지요? 뭐 제가 사는 곳은 대학동인가 뭔가 그렇게 바뀐다는 것 같은데(어느 동네인지 뽀록난다) 어차피 주소는 행정동이 아니고 법정동 기준인걸로 알고 있으니까 그냥 신림동이라고 써도 틀린건 아닐테지만 뭐 당분간은 좀 헷갈릴 것 같네요. 그나저나 신림동이라는 명칭은 고시촌이라는 이미지도 있고 거부감이 덜해서 존치시킨다는데 기껏 신림동 명칭을 이어받는다는 곳이 신림5동. 그쪽은 고시촌이 아닐텐데 말이죠. 어딜가나 공무원 마인드는 참 이해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다찌마와 리』를 보러가야겠는데, 피해망상 님 말씀에 따르면 빠르게 스크린에서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하셔서 걱정입니다. 과연 입구역 시너스에서는 이번 주말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인가 모르겠네요. 일단 다음주까지 한다고 하긴 하는데, 이번주에 시간이 될지도 확실치가 않아서요. 그러고보니 『다찌마와 리』는 포기하고라도 『월·E』랑 『다크나이트』는 한번씩 더 봐줘야할텐데 걱정입니다. 이러다가 결국 귀차니즘 때문에 못보고 넘어가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러면 안 되겠지요. 아, 『엑스파일』도 봐야하는데, 아니 무슨놈의 영화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개봉해서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지 모르겠어요. 보통 한 시즌에 봐야할 영화가 두 작품을 넘는 경우가 별로 많지 않은데 이건 뭐 우르르르 네 작품이나 개봉해서….

한달 정도 진짜 아무 일도 안하고 놀다가 8월 들어서서 내내 바빴던 것 같습니다. 슬슬 "일상"으로 복귀해가는 것이겠지요. 2년동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인생의 옆길에 빠져있었는데, 한달 정도 피트인 해서 쉬기도 했겠다, 슬슬 다시 엑셀을 밟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 2년간 고민해서 길을 정했다고 생각하는데, 그 길이 맞는지 아닌지는 직접 달려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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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야마토 (男たちの大和)

ワシにとって昭和は、今終った。

2005 | 145 min | 佐藤純彌 | On IMDb

* 스포일러 주의 *

이걸 보면 매국노라나 뭐라나. 한국어 자막조차 나와있는 게 없고, 정상적인 경로로는 구할래야 구할 수도 없어서 결국 어둠의 경로로 구해서 보게 된 물건.

우리는 피해 당사국의 국민이라는 것 줄기차게 떠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잠시 잊고 영화 그 자체로 보면 이게 왜 우익 영화인지, 왜 이걸 보는 게 매국 행위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네들의 핍박을 받았었으니까 전쟁 당시 일본의 인민들이 겪었던 힘듦은 우리에 비할 바가 아니고, 우리는 그네들의 핍박을 받았으니까 그네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들은 전부 우리가 증오해야할 물건인가?

야마토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건 사실이고, 정말 삐딱한 관점에서 보면 일본 극우파에서 이 영화를 이용해먹을 소지가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우익 나빠 평화 좋아 군국주의 최악 따위의 구호를 외칠 의무따윈 없다. 또 나는 이 영화가 《한반도》같은 허섭쓰레기보다는 훨씬 이념적으로 순수하다는 걸 단언할 수 있다. (사실 나는 《웰컴투 동막골》의 좌편향 보다도 이 영화가 중도적이라고 생각한다)

뭐,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이런 이야기를 꺼내게 될 수밖에 없는 물건이긴 하지만 그 이야기를 길게 하기 시작하면 날밤을 까야할테니 제껴두자.

영화 자체는 그렇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물건이었음.

일단 야마토의 재현이나 CG의 사용 같이 이야기 외적인 고증은 전혀 문제삼을 게 없을 정도. 또 내 기억에 남아있는 영화 중에서는 손에 꼽힐 정도로 잔가지나 군더더기 없이 이야기가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은 있었고(무엇보다 영화를 보고나서 마음속에 걸리는 게 없다는 게 좋았다), 이야기 자체의 전개도 시청자가 공감하기에는 충분했다.

전쟁의 상처를 입은 자와 그 자녀 세대. 과거를 알고 싶어하는 자와 상처입은 자는 그 상처를 치유하려 하고. 함께 떠난 여정에서 서로를 구원한다는 액자 테두리. 포스터의 もう会えない君を、守る。라는 문구가 모든 걸 말해주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외해 싸우는 보통사람들,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는 전쟁 때문에 상처입고 고통받는 보통사람들을 그려낸 액자 내부. 모두 굉장히 닳고 닳은 클리셰들인건 분명하지만 이정도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야기도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애초에 이야기 진행이 뻔히 눈에 보이는 판이라 극적 긴장도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지만, 중간중간 끼어드는 나래이션이나 옛날 필름 컷들은 영화 몰입에 상당한 방해가 될 정도. (똑같이 옛날 뉴스나 아카이브에서 상당부분의 컷을 가져오고도 깔끔하게 처리한 《퀸》과 비교하고 차이는 더 극명해진다)

덧붙이자면, 거기에 묘사되는 구일본군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우리나라 군대의 많은 단점들이 구일본군의 잔재라는 점을 통절히 동감할 수 있었다. :(

아무튼 개인적으로 점수를 매기자면 10점 만점에 7점.
1점은 아오이 유우 때문에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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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1일에 휴가나와서 지금까지 한 거라고는 영화보고, 놀고, 자고. 그래도 이런게 행복이지. 내일 모레 서울 올라가니까 그때 놀아야지.

나와서 본 영화들:

  • 퀸(The Queen)
  • 남자들의 야먀토(男たちの大和)
  • 로맨틱 홀리데이(The Holidays)
  • 러브액추얼리(Love Actually)
  • 모빌수츠 건담 0080: 주머니 속의 전쟁 (機動戦士ガンダム0080: ポケットの中の戦争)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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