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늦었습니다. 뭐라고 쓰긴 써야겠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 계속 뒤로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쓰게 되는군요.
저번 휴가 이후 두 달 만에 외박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두 달이란 기간이 묘한 것이, 24시간 출동 대기 상태인 것 때문에 쌓이는 긴장이나 피로, 또 후임도 없고 껄끄러운 상대들이 층층시상인 내무실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몸에 쌓여서 피곤하다고 느낄 때 쯤이면 한두 주일 사이에 외박이 나타나서 좀 몸을 쉬게 할 수 있는 시간이더군요. 사람을 말려죽이지는 않되 한계까지 써먹어보겠다는 건지. 육군보다 훨씬 자주 나오고 사회랑 가까운 놈이니, 군인도 아니니 주변에서 말이 많지만, 아니, 사실 다른데 간 것보다 몸은 편할 것이라고 스스로도 생각하는 바이지만, 그래도 힘든 건 힘든 거니까요. 누가 뭐래도 이런 외박 일정은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횡설수설 했습니다만, 확실히 슬슬 시간이 닥쳐오니 초조하달까요, 마음은 뭐라도 하고 들어가야하지 않느 의미없는 긴장감을 느끼지만 몸은 아무 긴장없이 마지막 인터넷 서핑을 즐기고 있는 이 괴리감. 아아― 이제는 뭐가 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을 비우고 다시 들어가서 적응할 생각이나 해야죠.
두달만에 세상은 천지가 개벽하고, 반년만에 올라간 서울도 학교 주변에는 못보던 20층짜리 쇼핑몰과 아파트가 들어서고, 학교에서도 못보던 건물들이 들어서고, 학생회관이 증축공사를 시작하는 등 그야말로 상전이 벽해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상당히 밀접하게 살아가는 제가 이렇게 느낀다면, 도대체 산골에 처박혀 2년을 살아야 하는 육군은 휴가 나올때마다 달라지는 세상을 어떻게 느끼게 되는 걸까, 잠시 쓴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다 쓸데없는 이야기이고, 그래도 오랜만에 서울 올라가서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도 신간까지 전부 독파했고, 애니메이션을 챙겨보지 못한건 좀 아쉽지만 그건 시간상 문제가 있으니까요. 카논도 곧 방영 시작인데, 챙겨보는 사람이 있겠죠. 나중에 DVD라도 사는 수 밖에 길이 없겠군요.
자, 이제 저번 주를 마지막으로 그나마 인터넷을 조금씩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 파출소 보직도 없어졌고, 제가 인터넷을 할 기회는 더 적어졌습니다. 아마 내년 초까지는 힘들지 않을까요. 외박만을 기다리면서 그 동안 한RSS에 못 읽은 글이 얼마나 쌓일까를 전전긍긍하는 삶을 살아야겠군요. 그래도 사회에서 열심히 살고있는 친구들을 보니까 저도 힘이 납니다.
안녕히, 그리고 열심히.
[2006년 10월 1일 ― 4일 : 3박 4일간의 외박, 그 마지막 감상]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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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 복귀, 안녕히, 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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