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

외박 나와 있습니다. 역시 집이 좋아요. 오랜만에 나와서 하는 일 없이 뒹굴뒹굴거리는 것도 좋고, 예상치 못하게 친구도 만난 것도 기쁘고, 무엇보다 밤에 출동걱정 없이 긴장을 풀고 잘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저번 주 내내 손에 일이 잡히질 않아서 외부에서 들어온 일거리는 하나도 하지 않고 있다보니 이것저것 많이 밀린데다가 (오픈오피스 번역 반도 못했습니다...) 공부는 단 한 글자도 못했네요. 진짜 외부 업력이 없이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혼자서 계획대로 공부를 하시는 분들이 무척 부럽습니다.

외박 직전부터 갑자기 활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제 나오자마자 가까운 활터를 가 보았습니다만, 이번 여름에 자리를 옮긴다고 하네요. 집에서 2.5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아서 조깅해서 오갈만큼 가까운 거리라 좋아했었는데 말이죠. 다음 가까운 활터는 도저히 걸어서 갈만한 거리도 아니고 시가지를 가로질러야 해서 자전거도 타기 애매한 위치... 사실 원래는 검도를 배워볼까 했는데 주변에 있는 검도장이라고는 전부 애들 다니는 해동검도 도장 뿐... 그냥 운동 하지 말라는 하늘의 뜻일까요?

요즘 글이 안 올라오는 건, 딱히 할 이야기가 없기도 하거니와, 그나마 있는 것도 전부 욕이 먼저 나오는 이야기들이라서,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 말고도 정연하게 이야기 해 주시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학과 까페를 꾸준히 눈팅하고는 있는데, 07, 08들은 자기들끼리 재미있게 노느라 다른 사람들은 아웃오브 안중이고, 05 이상은 졸업해서 아예 없어지거나 자기 공부하느라 바빠서 코빼기도 안보이고, 남은 05, 06은 지리멸렬, 그나마 제대하고 복학한 사람들이 조금 있는데 두명은 확실히 병신이고 (한명은 싸움개, 한명은 뻘글만 써제끼고...뭐 거기에 낚여서 뻘플달아준 저도 병신입니다만) 확실히 과에서 예전 저의 자리는 이미 애저녁에 없어진 상태니까요. 확실히 2년의 공백이 크긴 크네요. 복학하면 의도하지 않은 아싸 확정인가. -_-

요즘 입에 "쓰레기"라는 말이 붙어서 큰일입니다. 주변 환경이 "쓰레기" 같으니 자꾸 "쓰레기" 언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더군요. 언어 순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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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축제와 뉴스보도

여의도 불꽃 축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2005년에 한번 갈 기회가 있었는데, 굉장히 즐거운 추억이었고, 제대하면 한번 꼭 다시 가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춥고, 배고프고, 오는 길과 가는 길은 짜증과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분명히 그 정도 투자할 가치가 있는 행사였으니까요.

매년 나오는 이야기입니다만, 올해도 똑같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시민의식이 부재해서 한강변이 쓰레기로 넘쳐나고, 교통 체증에 지하철 역 폐쇄된 줄 모르고 쌍욕 쏟아내는 사람도 여전한 모양이고, 뭐 그 이외에도 이것저것. 항상 그렇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외국은 어떻고 우리나란 어떻고 비교하는 글들이나 한국은 이래서 안 된다고 외치는 얼치기 계몽주의자 분들의 글도 넘쳐납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나라 시민의식이 그렇게 엉망인가요? 나이에 비해서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녀 본 사람입니다만, 우리나라 시민의식이 그렇게 낮다는 생각은 별로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돌아다니다 보면 우리나라에 불만스러운 점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걸어 다니면서 담배 피우는 분들, 아무데나 가래침 찍찍 뱉으시는 분들, 길거리에 껌딱지는 왜 이렇게 많은지. 그런데, 외국은 안 그렇다구요? 파리 시내를 이틀 동안 돌아다니다가 개똥을 두 번은 밟았을 겁니다. 일본이요? 사람 별로 안다니는 골목 같은 데는 우리나라랑 다를 거 하나도 없습니다. 그 나라에서도 무단횡단 할 사람들은 다 하고, 하수구 주변에 담배꽁초 굴러다니는 꼴도 똑같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고치고 바로잡을 건 많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그게 그렇게 심각하게 뒤떨어졌다고는 생각 안 합니다.

불꽃 축제 하는 날 주변 불법 주차를 조금만 신경 써서 잡고, 임시 화장실이랑 쓰레기통을 조금만 신경 써서 배치했더라면 어땠을까요? 그쪽 방면 차량 통행을 조금만 통제하고 사람들의 흐름을 조금만 신경 써서 분산 유도했다면 차랑 사람들이 뒤엉켜서 일어나는 병목현상이 그렇게 심각했을까요?

어차피 인파가 그 정도로 모였던 곳에 대고 평소의 다섯 배에 이르는 쓰레기가 나왔다 운운하는 게 웃기기 그지없습니다. 평소에 모이던 인파의 스무 배가 모였는데 쓰레기는 다섯 배 나왔다면 오히려 기뻐해야하지 않나요. 게다가 일회용품 쓰레기를 양산하는 주범은 행사장 주변에 몰려드는 노점상들입니다. 대목인 건 알겠는데, 서울시가 정말 쓰레기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면 시민들을 탓하기 전에 노점상들을 단속해야 했습니다.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 아닌 이상 냄새나는 오뎅 꼬치나 호빵 포장지, 닭튀김 봉지 등을 고이 싸서 수백만의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면서 집까지 모셔가서 버릴 사람은 없습니다. 아니면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곳곳에 쓰레기를 버릴 수 있도록 지정된 장소를 몇 군데 만들어 놓기만 했어도 쓰레기 치우는데 들어가는 수고를 아끼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겁니다.

애초에 왜 행사 장소가 사람들이 몰리면 병목현상이 일어날게 뻔한 여의도를 택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의도는 장소는 좋지만 접근하는 루트의 수가 너무 제한되어 있어서 인파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병목현상이 안 일어날 수 없는 곳입니다. 조금 더 접근성이 좋은 한강변은 널렸습니다. 상암 쪽으로 조금만 더 인파를 유도했거나 아니면 올림픽 공원 주변 둑방 같은 곳으로 장소를 아예 바꾸는 것도, 어렵지만 고려해볼만 합니다. 물론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으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문제의 기사를 쏟아내는 기자들이 이런 사정을 취재했거나, 적어도 한번쯤 생각이라도 해 봤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왜 매번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 궁금합니다. 아직도 그렇게 선진국 컴플렉스에 걸려있는 사람들이 많았던가요. 한두 번 일어나는 일은 시민의식의 부재 때문일 수 있습니다. 똑같은 일이 매번 반복해서 일어난다면, 시민의식 운운하기 전에 상황을 그렇게 만들어가는 배경이 있지 않나 한번쯤 따져봐야 합니다. 덮어놓고 비판하는 건 쉽습니다. 하지만 그걸 통해서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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