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많고 정리는 아니되는 요즘입니다만, 블로그를 계속 버려둘 수는 없다는 생각에 한번 끼적거려 봅니다.
슬슬 시위는 그만둬야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뭐 저번달에 휴가나와서 과 까페에 글 쓰면서 내가 제대했을 때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 그때는 광화문 앞에서 봅시다.
뭐 이런 말도 써 놓았던 기분도 들고, 무엇보다 소고기 괴담이라는 애초에 날조(?)된 이슈에서 시작된 시위니 크기가 아무리 커져도 유효한 파괴력을 가지기는 힘들것이라는 이야기에 겉으로는 아무 이야기 안해도 속으로는 동의하지 않았던 전력이 있는데, 아무래도 제가 일정 정도는 틀렸던 모양입니다.
촛불 시위가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나마 이명박 정권이 이 정도라도 사람들 눈치를 보게 된 것이나, 그쪽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내 준 공로는--추부길 씨 라든지, 뭐 기타 등등--분명 촛불시위에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만, 그거야 어쨌든 저는 애초에 차라리 반정부 시위라면 몰라도 쇠고기 재협상에는 반대했으니까요. 저런 건 결국 시위대의 주장에 의하면 '부산물'일 뿐이죠, 근본적인 성과가 아닌. 기본적으로 저는 스스로를 합리주의적 중도 우파로 분류하고 있고, 뭐 자기실현적 예언이나 뭐 이런거나 프레임에 스스로를 끼워맞추는 건 싫어하지만, 그래도 원칙이라는 건 있는 거죠. 간단하게 말해서 저는 상식과 사회적인 합의를 신뢰하고 헌정은 중단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애초에 쇠고기 협상 타결 전이라면 모를까 이제와서 재협상도 의미가 없고, 무엇보다 어떤식으로든 이번 정권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붕괴되는 건 원치 않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저는 분명히 재협상에 핀포인트가 맞춰져 있는 현재 시위대의 주장--아니, 뭐 전부 자발적이라 그런 게 없다지만, 적어도 컨센서스는 있으니까 모였겠지요--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고요, 뭐 일부의 과격분자 분들께서 주장하시는 정권 퇴진도 구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071님 말씀마따나, 747 공약이 공허한 구호일 뿐이라고 공격했던 사람들이라면, 이런 시위대에 대해서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마땅하리라 생각합니다만, 뭐 세상 일이 그렇지만은 않다는 거야 이미 5년전쯤 깨달은 일이니까요. 뭐 더이상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는 그만 하죠.
예전부터 제가 주장하던 건 이명박 정권의 식물화와 고위관료단에 의한 5년간의 현상유지, 그리고 이어지는 정권 교체였습니다만, 애초에 이건 국회가 이미 한나라당에 의해 장악된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이명박을 버리고 박근혜 체제로 이행하는 걸 전제조건으로 한 주장이라 이제는 의미가 없어진데다가, 국제 정세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도저히 선장 없이 5년간 이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그래서 이것도 폐기되어야 마땅할 것임은 뻔한 것인데, 아직까지 그 다음은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 어차피 저 한사람따위의, 그나마도 다수 민중들과 유리된 주장이야 상황에 아무 영향 없을 게 뻔하니 그냥 여기서 생각을 멈출까도 싶고요.
게다가 요즘 제가 제일 기분나쁜 부분은 종교계의 개입입니다. 일단 모든 판단의 이전에 저는 종교는 무조건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좀 과격한(?) 정교분리 주의자라는 것도 일차적인 이유지만, 무엇보다 지금 개신교 다수세력 대 기타 세력의 세싸움이--원튼 원치않든--현실정치로 전이된다는 느낌이 들어서 결국은 이것도 끝나버리는 건가 하는 생각이 심하게 들거든요. 저는 무신론자입니다만 할머니는 절에 다니시고 어머니는 성당에 다니시는데, 뭐 들려오는 소리나 매주 배달되어오는 그쪽 소식지의 행간에서 그런 느낌이 배어나오더군요. 뭐 이건 아님 말고 수준의 추측이긴 합니다만. 뭐 종교는 근본적으로 비 민주적인 것이고 그래서 안된다는 주장은 이미 2071님께서 선수를 치셨기에 더 길게는 쓰지 않으렵니다.
2006년부터 지자체장, 지역의원,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가 거기서 뽑힌 사람들이 어떤 결과물을 내 놓는지도 아릭 전에 줄줄이 이어진데다가,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대통령 한사람에게 모든 공과를 뒤집어 씌우는 연맹왕국 수준의 시민의식, 거기다가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라졌던 현 대통령 각하가 당선되면서 모든 불만이 응결되어서 생긱 사건이다. 뭐 분석이라면 이렇게 못할 것도 없겠습니다만, 아무튼 당분간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이런 불만을 해소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겠지요. 오히려, 조금 냉소적입니다만, 이럴때일수록 정치 발언을 자제하고 그냥 묵묵히 5년을 내 앞가림 하면서 견뎌내는 것이 일반적인 소시민 입장에서는 가장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건 어느정도 비겁한 짓이긴 하지만, 목표가 '살아남는 것'이라면 적어도 높은 목표 때문에 자신의 발밑을 깎아내는 건 어리석은 짓일테고, 그렇다면 어리석고 숭고한 것 보다는 비겁하지만 훗날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
대충 흉중에 있던 말의 반 정도는 나온 것 같은데, 나머지는 다음 기회로 미루겠습니다. 당장 제가 미적분학 복습에 바쁜 녀석이 되어놔서 말이죠. 복학하고 첫학기에 또 C를 맞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펀더멘탈을 다져놔야 나중에 딴짓을 하면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테고 말이죠.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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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비평, 시사, 이명박, 촛불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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