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 고사

I came,
I saw,
I am conquered.

마지막에 뭔가 이상한 단어가 하나 들어간 것 같은데 바로 저 짝 났습니다. 믿던 도끼에 발등 찍히고, 애초에 믿지도 않았던 도끼들은 역시나 믿을만 한 게 하나도 없었고. (…)

결과야 어쨌든지 끝난 건 끝난 거니까 이제 지난 열흘 동안 못 잔 잠이나 보충해야겠습니다. 요 열흘동안 평균적으로 하루에 3.5 시간 정도씩 잔 것 같은데 말이죠. (어쨌든 살아있으니 된 건가) 그러니까 생활 패턴이 어땠냐 하면 "텐션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려서 수업 듣거나 시험보고 나오면 집에 가서 한 세 시간(오후 6시-9시) 정도 자고, 일어나서 밤새도록 공부를 하든지 레포트를 쓰든지 하고 시간이 남으면 잠깐 한 시간 정도 눈 붙이는 거고, 시간 없으면 샤워만 하고 또 텐션을 머리 끝까지 끌어올려서 수업 들으러 가고"의 반복. 문제는 이게 전혀 기대한 것 만큼의 효과를 못 냈다는 거죠. (…)

복학 첫 학기부터 말아먹으니 참 기분 좋네요. 과연 학점은 얼마나 나올 것인지 두근두근(!) 하면서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닝기미 수박바.

사실 뭔가 머리 싸매고 반성을 하자면 개선해야 할 부분이 안 나오는 건 아닌데, 지금 그따위 짓 했다간 빡돌아서 모니터만 때려 부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이하생략)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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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복학생 포스, 라는 것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조차 모르겠지만, 어쨌든 있었다고 치고, 완전히 없어지기까지 대략 넉달이 걸린 셈인데, 이 정도면 결코 좋은 성적은 아닐테고. 확실히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었고 분명히 악착같이 했으면 지금까지 공부한 양의 두배는 할 수 있었을테니 난 할만큼 했는데 성적이 이 모양 이 꼴이라고 할만한 모양새도 나오지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이 정도까지 시궁창에 빠질만큼 게으르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미적분학은 그럭저럭이지만 원하는 성적을 맞으려면 기말고사에서 점수를 한 30점은 더 올려야 할 것 같고, 화학은 대충 C+을 노려서 삼수강을 하느냐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악착같이 해서 B0까지 올릴 수 있도록 해보느냐 선택의 기로에 서있고. 논리학은 결국 드롭. 핵심교양 두 과목도 아직 시험을 보지는 않았지만 결코 만만치는 않을 것 같고.

아니 사실 이런 당장의 불도 불이지만, 앞으로 3년 후에 뭘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로드맵이 전무하다는 사실이 굉장히 절망스럽다. 빛 한줄기 없는 동굴을 손끝으로 더듬으려 애쓰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어차피 이제 1학년 2학기 재수강이라고 애써 위안삼으려 해보지만 글쎄, 사실 그건 핑계일 뿐이고, 이런식으로 나가면 졸업 직전까지 가도 길이 보일 것 같지는 않은데.

교수님 면담이라도 해볼까 했지만 일단 본인이 말 그대로 아무 생각도, 의지도 없는 상태에서 가봐야 별 소득이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무엇보다 여기서 더 절망적인 이야기를 들어봐야 전혀 득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포기.

고등학교 3학년까지는 그래도 가서 열심히 하면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학교 들어와서는 B+에 그럭저럭 만족했는데 다른 녀석들이 B+이면 "성적이 안 좋다"고, B0면 그 과목이 "망했다"고들 해서 혼자 분해했었는데, 이제는 그냥 아무 생각도 없네.

생각해보니 그렇긴 해. 교수마다 다르긴 하지만 A를 꽉 채워 준다고 했을때 상위 30%가 A 범위에 드는데, 사실 이렇게 생각하면 어차피 드롭하는 사람들이랑 공부 안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클래스에서 반 정도만 하면 그럭저럭 A-는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더라. 하하, 지금까지 내 성적을 생각해 보니까 좀 절망적이긴 하네. 군대 다녀와도 변한 게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더욱.

잠깐 휴학을 생각해보긴 했는데, 지금 휴학하면 정말 패배자가 될 것 같아서 차마 그짓만은 못하겠고, 일단 악착같이 버텨보긴 할 생각. 2005년부터 주구장창 고민만 하고 있는 인생의 방향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미해결 상태. 자, 이제 신세한탄은 그만하고, 진짜 진지하게, 이제 뭘 어떻게 해야되지?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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