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빠개지겠네

어젯밤 아홉시 경부터 새벽 세시까지, 오늘 점심때부터 지금까지 동아리 회지 편집 작업으로 무려 12시간 정도를 소비한 것 같은데, 슬슬 머리가 아프다 못해 한 다섯 조각 정도로 쪼개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파온다.

처음에는 열심히 편집을 해볼까 싶기도 했는데, 일단 스무편 넘는 글마다 편차가 너무 심해서 뭐 어떻게 일률적인 편집을 하는 것도 안되겠다 싶어서 결국 그냥 레이아웃 맞추고 형식만 통일하는 방향으로 선회. 일단 자유글은 전부 편집이 끝났고 지금은 신입부원 10문 10답을 편집하고 있는데….

이거 끝나면 내일부터 이틀은 미적분학 퀴즈 준비하고, 이번 주말에 후기 편집하고 디자인팀 수퍼바이스 하고나면 대충 끝이려나. 아이고, 골때려.

여기서 털어놓을 내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긴 한데,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참여자의 진지함이 부족하다. 항상 열심히 하는 사람만 열심히 하고 뭐 이런거야 이미 익숙해지긴 했지만, 적어도 뭔가 하기 시작했으면 최소한은 해 줘야하는 것 아닌가. 내가 그렇게 들들 볶았는데도 기어코 형식 하나도 안 지킨 이상한 문서를 보내와서 나를 난감하게 하질 않나, 이건 뭐 웹 게시판에 퇴고도 없이 글 쓰듯 이모티콘에 통신어체 남발, 띄어쓰기는 물말아먹은 글을 써서 완성본이라고 보내오질 않나. -_-

물론 동아리 회지라는 것이 수업 과제에 비할 바는 아니겠으나, 정말 이녀석들이 교양과목 보고서도 이 따위로 쓴다면, C는 맡아놓은 당상이요, 내가 채점자였으면 석줄 읽어보고 바로 내팽개쳐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 태반이니 진짜 손발이 오그라들 지경.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하는 건 진짜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온라인 글쓰기에 익숙해져버린 세대의 폐단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뼈저리게 와 닿아서, 앞으로 뭐가 어찌되었든 내 자식은 절대 이렇게 만들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

…달리 생각해 보면, 결국 진지한 편집을 포기하고 그냥 대충 형식만 맞추자는 생각을 들게 해 예상했던 것 보다 편집에 걸리는 시간이 3할 이상 줄어들었으니 좋은 일일지도.

왜 지금까지 회지 편집만 마치면 편집장 하던 사람들이 퍼져버렸는지 확실히 알 것 같기는 하다. (후)

p.s. 글 다 쓰고 읽어보니 이 글도 만만찮게 횡설수설해 대는데, 이건 머리가 아파서…라거나 아니면 하도 횡설수설하는 글을 읽다보니 잠깐 내 머리도 이상해졌기 때문…정도로 해 두자.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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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하는 걸까

이번 회지글, 왜 쓰겠다고 나서서 고생을 사서 하는 걸까 모르겠네요. 그냥 조용히 있었으면 넘어갔을 문젠데 말입니다. 군대에서도 최대한 사회와의 갭을 줄여보겠다고 애쓴 것 까지는 좋은데 회지 글 하나 쓰기가 이렇게 어려울줄은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06, 07들 읽기에는 안 좋은 이야기를 쓸까 하다가 그래도 밖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말 꺼낼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 뭐라고 하면 그것도 우스운 일이 되고, 꼭 그걸 회지에 실을 필요는 없지 않나 해서 주제를 좀 바꿨더니 좀 쓰다가 완전히 막혀버리고. 그렇다고 지금 와서 주제를 바꾸자니 그것도 그것대로 좀...

아, 도대체 어떻게 해야되는 걸까.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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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왔습니다

다시 하라면 절대 못할 일정을 견뎌내고 돌아왔습니다. 월요일은 과 친구들이 환송회(뭐, 모인 녀석들이 입을 모아 환송회가 아니라 모일 핑계가 필요했는데, 마침 건수가 있어서 둘러대고 오늘은 그냥 놀자고 모인 거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긴 했는데, 그래도 고마운 건 고맙군요)를 해 주어서 저녁을 먹고, 보드게임방, 술집, 술집을 전전했습니다. 친구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와 준지라 약간 감동했어요. (덧붙여 대전에 찌그러져있는 녀석 대신 친구들 모으느라고 수고해준 보헤미안에게는 감사)

열네 명이나 와서 삼겹살집에서 웃고 떠들면서 먹고 난 다음 보드게임방으로 이동. 보드게임방에서는 오랜만에 시타델(Citadels)을 했는데, 결국 저는 공개적으로 다시는 시타델이라는 게임을 하지 않겠노라 선언해버리고 말았습니다. |||orz 저번에는 네 번 연속으로 암살당하더니 이번에는 세번 연속으로 죽고 두번 도둑맞네요. 돈도 없었는데. orz orz orz 두 번째로 한 패밀리비즈니스(Family Business)라는 게임은 그에 비해 굉장히 유쾌했습니다. 앗차하는 사이에 전멸당해버렸지만 정말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이더군요.

이래저래 시간이 늦어 갈 사람들은 가고, 일곱 명만 남아서 간 3, 4차의 출집, 동동주를 마시면서 작년에 있었던 일, 올해 있었던 제가 모르는 일들을 이야기하다보니 시간도 훌쩍. 두 시 가까이 되어서야 신세를 지게 된 형의 자취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김에 또 네시 가까운 시간까지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피곤해서 잠들어버렸네요.

둘째 날은 고마운 사람들, 또 밥을 사주기로 약속했던 사람들에게 밥을 사주고, 동아리방으로 가서 마작을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좀 자세하게 하기로 하고, :] 동방에서 저녁을 먹고, 동아리 사람들끼리 종로까지 가서 영화를 보고 둘째날의 숙소인 이모댁으로, 사촌동생과 오랜만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셋째날은 하일라이트이자 클라이막스. 한루 님께서 사주신 점심을 먹고 동방에 가서 죽치고 놀다가 동아리에서 베풀어준 환송회로 출발! 그 전에 수요 세미나도 있긴 했는데, 별로 기억은 나지 않네요. ;;; 1차는 평범하게 맥주집이었는데, 2차가 문제.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노래방과 보드게임방으로 나뉘다가 시간이 늦어 사람이 줄면 함께 노래방에서 불태우는 것이 통상적인 동아리의 방식일텐데, 그 날은 찢어져 놀기에도 좀 그렇고, 그렇다고 노래방을 가자니 달갑잖아 하는 사람들이 좀 있는지라, 보드게임방을 가려고 했습니다, 만. 요즘 동방에 착실히 구비되고 있는 보드게임 컬렉션이 상당한지라 동방에서 불태우자는 의견이 대두. 결국 오밤중에 걸어서 학교 안으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그야말로 밤 새도록 무한한 마작의 밤. 정신이 흐릿해지고 몽롱해지다가도 배패를 보다보면 또렷하고 맑아지는 영적인(?) 체험을 하고, 기다리고 있던 론을 부르는 희열에 몸을 맞긴 채 한 쪽에서는 왕좌의 게임(A Game of Thrones)이 벌어지다가 플스로 철권판이 벌어지고, 한쪽에서는 마작을 관전하면서 이야기가 꽃을 피우는 가운데, 그야말로 밤을 하얗게 태우면서 지새웠습니다. 여담이지만, 최후의 승자는 산왕 형. 군대 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마작에 중독되어버린 것 같아서 큰일이로군요.

그리고 재를 추슬러 고등학교 3학년 이후 연락이 끊겼던 친구 녀석을 2년 만에 만나서 목요일 점심을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얼굴을 보니 정말 반갑더군요. 학교 생활도 재미있고, 뭐, 혼자 좋아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p 청춘사업도 희망적이라고 하니 건투를 빕니다.

이런 저런 험난한 일정을 마치고 목요일 오후에 복귀했습니다. 이 글이 금요일 일자인 이유는 목요일 오후 도착하자마자 쓰러져서 한 시간 전 쯤 겨우 정신을 차렸기 때문이지요. (도대체 몇 시간을 잔 걸까, 19 시간?) 아무튼 정말 재미있었던 나흘이었습니다. 이제 주변 정리를 끝내고 입대하는 것만 남았군요.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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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파티

금요일은 과의 개강 파티, 토요일은 동아리의 개강 파티, 이틀 연속으로 술자리가 겹쳐있는 일정이었습니다. 저같이 술에 약하고 돈도 없는 사람에게는 정말 지옥의 일정이나 다름없는데, 그나마 저희 과는 별로 술을 많이 마시는 과가 아니고(일단 강권도 전혀 없고, 눈치봐서 슬슬 빠져도 아무도 뭐라 안 하는 분위기) 동아리도 마찬가지이니 좀 시름은 덜 수 있었습니다. 돈도 생각보다 많이 지출된 것은 아니고, 고기도 맛있었고, 안주도 맛있었고, 무엇보다 여러 사람들끼리 오란만에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무척 재미있었으니까요(다만 토요일 저녁 식사는…, 댄디냐옹 군, 좀 맞자…)

재미있는 점은, 과와 동아리 개강 파티의 분위기가 꽤나 다르다는 것이죠. 과 개강 파티는 고기를 먹고 나면 술집으로 이동, 그저 술만 마십니다. 물론 그 안에서도 서로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놀기는 하지만 그것도 몇 가지 계열이 있고, 일단 분위기가 고정이 되어버리면 사람들은 서로 노는 그룹 안에서만 놉니다. 분위기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저 술집만 전전하다 끝나고, 어두침침한 술집에서만 노니까 저같이 술을 못마시는 사람은 조금 힘든 것도 사실이죠. 그것과 관계 없이 금요일에는 정말 재미있게 놀았습니다만.

동아리에서는 2차로 들어갔던 술집을 나와서 보통 노래방파와 보드게임파로 나뉘게 되는데, 평소대로라면 보드게임파가 게임을 끝내고 노래방파에 합류, 그야말로 목이 쉴 때까지 달리지만 어찌된 일인지 어제는 노래방파가 일찍 끝나고 보드게임파에 합류, 대충 사람 수가 줄어들고(막차나 통금등의 이유로) 보드게임방에서 나와 선배의 집으로 이동, 오전 5시 반까지 그야말로 주구장창 보드게임으로 달렸습니다. 꼭 술이 아니더라도 재미있게 놀만한 것들을 찾아서 노는 것이 과 개강 파티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려나요.

물론 과 개강 파티에서 동아리 개강 파티와 똑같은 걸 기대하는 게 무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일단 과에서는 보드게임이나 노래방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사람들의 숫자도 차이가 나니까요. 하지만 사람이 엄청 많은 과도 아니고 자정이 지나면 사람 수도 주는데 3차, 4차, 5차에 이르기까지 장소만 바뀌었지 술집에서만 이야기하는 건 아무래도 달무티같은 게임을 하면서 이야기하는 것과 분위기도 다르고, 별로 흥이 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고 말이죠.

금요일 과 개강 파티도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동아리 개강 파티가 더 재미있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그래서 새벽 6시까지 줄창 달리고 쓰러졌다가 15분 전에 겨우 일어났다는 건 비밀(…).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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