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벚꽃

さくら
(c) 2005 ケツメイシ, TOY'S FACTORY Inc.

20년 하고 조금 더 살면서 이 정도로 봄을 심하게 탄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유난히 올해는 봄이 힘들다. 새삼 눈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칙칙하다고 생각했던 관악산 골짜기도 눈부시게 아름답더라. 저번 주 목요일 오후에 수업을 끝내고 20동 앞 계단을 내려오는데 눈앞에는 하양, 노랑, 그리고 흐드러진 분홍, 분홍. 그리고 오늘, 살랑 바람이 부니까 22동 23동 앞을 가득 메운 벚나무에서 꽃잎이 비가 되어 날리는데, 황홀한 광경을 보고 자리에 못박혀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칙칙한 학관 뒷편 자연대가 이럴진댄, 탁 트인 버들골은 또 어떠할 것인지. 시험이고 뭐고 그냥 버들골 올라가서 자리 펴고 눕고 싶었다.

텅 빈 손이 괜히 차갑다.

歌詞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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少年ハート

   少年ハート
 (c) 2005 HOME MADE 家族, Ki/oon Records Inc.
『交響詩篇エウレカスブン』第二期オープニングテーマ

일단은 살아 있습니다. 요즘은 계속 아등바등 버티는 나날이군요.

과제가 많아서 일단 짧게 전합니다. 정신 좀 차리고 더 열심히 해야죠.

歌詞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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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신청

이번이 다섯번째 수강신청인데,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모든 과목을 신청하는데 성공한 적이 없었다. 세 번 시도해서 전부 실패한 라틴어가 가장 큰 문제점이긴 했지만, 핵심교양 과목도 한 과목은 꼭 1순위 과목을 실패해서 2순위 과목을 들었었고, 1학년 2학기때는 미분방정식을 후순위로 미뤄 놨다가 낭패보고 혼자만 엉뚱한 강좌를 울며 겨자먹기로 넣었다가 결국 독수강과 12:30 수업이라는 애먼 시간대 때문에 드롭하기도 했는데, (교수님께는 죄송하지만 배고프고 졸려서-_- 도저히 수업을 들을 수가 없었다. 매번 꾸벅꾸벅 졸다가 결국 마지막 날 드롭.) 아무튼 매번 실패까지는 아니지만 항상 한 과목씩 낭패보는 게 일이었다.

그런데, 드디어 이번 학기는 내가 넣고 싶은 과목을 전부 그대로 집어넣는데 성공했다!

라틴어는 네번째 시도만에 드디어-_- 성공했고, 핵교도 듣고 싶은 과목을 집어넣는데 성공, 심지어는 일반교양으로 집어 넣은 경제원론도 제일 평가가 좋은 교수님 수업으로 성공. 이 정도로 수강신청이 끝나고 뿌듯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덕분에 이번 학기는 상쾌한 기분으로 시작할 수 있겠네.

기념으로, 이번 학기 시간표를 첨부한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덧. 유일한 문제는, 저 붙어있는 강좌들의 강의실이 꽤나 떨어져 있어서 쉬는 시간 10분 사이에 강의실을 이동하는 것이 꽤나 큰 고역이 될 것 같다는 것. 우리 학교는 왜 이렇게 넓은 것인가.-_-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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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 포뇨, 그리고 不問馬

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나. 글을 쓰지 않고 보낸 시간이 너무 길어서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할지 모르겠다. 일단 생각나는 것부터 시작해 볼까.

페르소나 4

스포일러가 있으니 접어 놓는다

첫 바퀴를 도는데 너무 에너지를 소모해 버려서(클리어에 100시간 40분) 두 번째는 아마 일찍 돌아봤자 여름방학이나 되어서가 아닐까 싶은데, 아니, 그 전에 내가 2주차를 돌 수는 있을까 싶기도 하고. 시간 투자해서 하고 절대 후회는 안할 게임이나까 아직 안 해보신 분들은 되도록 필히 플레이 해보시길 추천드린다. 한글화도 꽤나 잘 된 편이라 플레이하기도 어렵지 않고, 공략집을 보지 않아도 즐기는 데 전혀 무리가 없고, 플레이도 사실 잔가지에 신경 안쓰고 줄거리만 따라가면 60시간 정도에 클리어가 가능하니까 방학동안 한번 플레이 해볼 용도로는 딱 제격. 다만, 번역에 흠이 있다면 페르소나 전서의 페르소나 소개가 발로 번역되어 있다는 것 정도. 다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마무리가 흐트러진 것 같지만, 애초에 정품 발매해봤자 5만장도 안 팔리는 나라에서 이 정도라도 해서 나온게 어디냐. (…)

벼랑 위의 포뇨

스포일러는 없음.

감상문을 써야하는데, 이번 연휴 지나가기 전에 각 잡고 한번 쓰긴 쓸 듯. 심각하게 고민하면 지는 영화이고, 타겟이 딱 초등학교 2-3학년 내외인 것이 티나기도 하는데, 쓸데없는 탐구심을 버리면 어른들이 보기에도 나쁘지 않다. 아니, 사실 어느 쪽이냐고 하면, 어린이에게는 꼭 보여줘야할 영화고, 어른들도 어지간 하면 이런 작품 정도는 놓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함. 미야자키의 팬이 아니라도, 보고 나면 확실히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작품.

확실히 내가 8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에 일본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라 미야자키 옹의 작품을 실시간으로 본 것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정도라서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미야자키 옹의 철학은 그저 "어쨌든 전진한다면 희망은 있다" 정도라는 걸 캡처하니까 개안을 한 것 같이 모든 것이 환하다고나 할까. 아니 그걸 이제와서 깨달은 나도 팬 자격이 없다고 욕 먹어도 싸지만. 어쨌든, 잔가지야 어떻게 되든, 결과적으로 모든 게 잘 되었잖아?

일단 보면서 흐뭇했던 것이 악역이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 정말,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서 악역을 떠맡았다는 것도 아니고, 정말 말 그대로 악역이 "없다". 이야기에서 앤태거니스트라고 할만한 사람이라고 해봐야 후지모토인데, 이 아저씨도 정말 "아버지" 그 자체라 진짜 애들이야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절대 악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이 아저씨한테 감정이입할 부분도 많고.

마지막 이 작품이 아이들 대상이라는 걸 확실히 보여주려는 듯 간결하게 비중이고 뭐고 아무 고려 없이 50음도 순으로 스태프를 주르륵 써놓고 1분만에 끝나버리는 크레딧도 정말 좋았다. 가히 충격적이라 할 만 한데, 거장이 나이가 들어서 모든 걸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되면 얼마나 무서워 질 수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달까. 확실히 하고 싶다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본격적인 감상 없이 잔소리만 늘어놓는 것도 그렇고, 어차피 이제 거의 내려간 영화에 대해 구구 절절 써 봐야 관객을 늘릴 수도 없으니까 이만 줄인다.

그건 그렇고 리사(엄마)가 진짜 매력이 넘친다. 위에서 언급한 페르소나 4의 여성 캐릭터들이 그냥 "매력있다"는 정도라면, 이쪽은 진짜 "하트에 직격". 이런 여자가 내 곁에 있어준다면 진짜 인생의 승리자가 부럽지 않…은게 아니고 그게 바로 인생의 승리자지 뭐야.

시사

지난 학기에 쓰기도 했는데, 난 좀 비겁하기 때문에, 이런 난세에는 일단 스스로 살아남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길게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그냥 윗대가리가 미치니까 다른 모든 사람들도 (방향이야 다들 제각각이지만) 미쳐가는구나 싶은 생각이 자꾸 들기는 한다.

정치력도 꽝이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부지런하기만 한 병신이 윗자리에 있으니까 정말 고달프구나. 저거 정말 저러다가 임기 다 못채우지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요즘.

아, 새삼스럽지만 위 두 문단에는 주어가 없다. 凸

이글루스

병신들이 차례로 열폭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슬슬 익숙해졌고, 오늘은 또 어디서 누가 열폭하나 구경하는 재미로 요즘 이글루스를 자주 들락거리는데, 그냥 어설픈 병신들이야 놔둬도 무해하지만, 진짜 문제는 역시 소위 "논객"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07년 대선을 전후해서는 자칭 진보들이 차례차례 밑천을 드러내면서 자멸하더니 작년에는 자칭 보수들이 괜히 나대다가 차례차례 자폭하고, 요즘은 그냥 너도 나도 같이 아웅다웅 하다가 다 같이 공멸하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정해지는 듯.

물론 옆에서 불구경만 하고 있는 나도 똑같이 찌질한 건 마찬가지인데, 그냥 이렇게 반문하련다. "내 눈에 들보가 들어있다고 그게 남에 몸에 묻은 겨를 지적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니"라고. 일단 내가 가진 흠결이 상대방의 흠결과 다른 종류라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이고, 사실은 같아도 인정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하는 게 맞긴 한데 인지상정이 그렇지는 않다는 점이랑, 남이 내 잘못을 지적하는 건 어떻게 하느냐도 물론 중요한 요소인데 내가 항상 말하지만 그렇다고 "너도 나도 쌤쌤"하는 건 물타기라는 점은, 그 놈의 "오해"를 막기 위해 항상 덧붙이는 상용구라는 것. 뭐, 이 블로그 봐 오신 분들이면 충분이 짐작하고 계셨겠지만.

아무튼 산왕님도 "좌익 사범"의 참고인으로 불려가는 마당에 꼬꼬마 찌질이 한명이 더 이야기 해봐야 좋을 것 하나 없으니 사람 기분도 나빠지는 이야기는 이제 그만. 내일 안양에 가야해서 오늘은 이만 자야지.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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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대개 분노하면 일의 능률이 올라가는 종류의 인간인데, 요즘처럼 분노에 치를 떨다가 글이 써지지 않는 경우는 또 처음이다.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

+ 1월 25일에 추가한다. 바로 위의 링크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가져다 붙인 것이었는데 변명을 하자면 사실 내가 그 정도까지의 염세주의자는 아니다. 다만, 까야할 짓을 하는 녀석들에게 어설픈 자비는 필요 없다는 것, 딱 그 정도.

廐焚、子退朝曰:傷人乎?不問馬。

마굿간이 불에 탔는데, 공자께서 궐에서 돌아오시어 "사람이 다쳤느냐?"하고 물으시고, 말에 대하여는 묻지 않으셨다.

— 『논어』, 「향당」

그러니까, 잘못이야 누가했건——굳이 이 말을 덧붙여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군에 있으면서 전철연이라는 놈들이 하는 짓거리를 보아온 것이 있는지라 그쪽에서 잘했다는 생각은 코딱지만큼도 하지 않는다——사람이 죽은 일에 목숨이 부록이니 어쩌니, 죽어도 싸니 어쩌니 하는 글을 싸지르는 새끼들은 좀 많이 틀렸다는 것.

양비론이라고? 아니, 양비론이 아니다. 사건에 있어 누가 잘못했는지는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것이 비명에 죽은 사람들의 목숨을 부록으로 취급할 사유는 절대 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사건의 진실을 쫒는 것과 욕을 하는 것은 별개라는 것. 이 두 가지를 구분하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물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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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잡담

페르소나4 이야기

별 스포일러는 없습니다만, 플레이 예정이신 분들은 알아서 걸러 읽으시길.

일단 접어 놓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오늘 저녁 때 보신각에서 재미있는 일이 있을거라는 소문이 들려오긴 하는데, 어떻게 될지는 직접 봐야 할겠지요. 국회는, 뭐 하루이틀 저런 것도 아니고, 차라리 아무 것도 안 하는 것 보다는 저렇게 싸우는 게 나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해서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사실 민주당 입장에서 택할 수 있는 수가 뾰족히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다만 우리나라에서도 차라리 필리버스터 같은 좀 점잖은 해법이 있었으면, 한 나라의 국회의원쯤이 되면 최소한의 품위라는 게 뭔지 정도는 알아 주었으면 하는 희망을 품어봅니다만, 뭐 이건 이나라 윗 대가리들의 총체적인 문제라서 말이죠. orz

영화 이야기

일단 "벼랑위의 포뇨" 보러가야 하는데 영 시간이 마땅치 않아서 못 보고 있습니다. 이왕이면 오리지널이랑 더빙판 둘다 봐야하지 않겠나 생각을 하고 있긴 한데, 아무튼 시간이 없어서 말이죠. 그러고보니 이글루 어디서는 심심하면 나오는 떡밥인 미야자키 극우파 떡밥이 또 한 차례 거론된 모양인데, 이제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는 좀 그만 나왔으면 합니다. 직접 "붉은 돼지"나 "반딧불의 묘" (사실 "반딧불의 묘"같은 경우는 지브리가 제작했을 뿐 미야자키가 직접 참여한 것도 아니긴 한데) 한번이라도 직접 본 사람이면 그런 이야기 하기 힘들텐데 특히 이 바닥에는 직접 본것도 아니면서 어디서 줏어들은 풍월로 샌님 행세하고 싶어하는 병신들이 하도 많으니 그저 좌절스러울 뿐이지요.

시간 남으면 "예스맨"도 한번 보러갈 생각입니다. 짐 캐리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딱히 보고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그놈의 "정준하씨는 어때요?" 때문에 말이죠. "쌍화점"은 미묘하네요. 일단 다른 사람들이 보고 오면 그 평을 들어보고 결정하게 될듯.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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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결산

간만입니다. 일단 연말은 연말이기도 하고, 그래도 1년 결산을 내긴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무감 때문에 글을 쓰기 시작은 했는데, 막상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보니 뭘 써야할 지 모르겠네요. -_- 블로그 결산을 하려고 해도 딱히 그래프 그려가면서 통계낼만한 것도 없고, 그냥 예전에 썼던 것 처럼 개인적인 이야기 좀 늘어 놓는 걸로 대신하겠습니다.

일단 올해는 군대에서 시작했죠. 뭐 제대 24시간도 안 남은 상태에서 작업도 나가야 했고, 후임 녀석이 저 말년휴가 나가있는 사이에 AWOL 사건을 저질러서 부대를 발칵 뒤집어 놓질 않나 편안하고 평탄할 뻔 했던 군생활이 아주 말년에 태풍에 휘말렸었습니다. 제대 1주일 남은 사람이 본부 불려가서 사정 청취받고 아주 그냥. (...)orz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고, 6월 24일부로 전역을 하게 되었군요.

군생활의 결산이라고 하기는 좀 뭣하고, 군 입대 전에 제가 다짐했던 것이 "군에서 외압에 못이겨 스스로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을 수정하지는 말자"는 것이었는데, 사람이 2년 2개월 동안 아주 변하지 않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고, 결과적으로 스스로도 많이 변했다는 걸 느끼긴 합니다만, 그래도 저 다짐이 제가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을 막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절반의 성공이랄까, 제가 스스로를 판단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제대하고 9월에는 학교에 복학했습니다. 엇복학이 되어버려서 곧바로 전공 수업으로 복귀하는 것이 (불가능 한 건 절대 아니었지만) 저에게 무리라고 생각해서 핵심교양과 재수강 과목을 중심으로 수강신청을 했고, 결과적으로는 이것도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결과가 나오긴 했는데, 교양 과목은 그럭저럭 선방했는데 재수강 과목 두 개가 그다지 만족스러운 성적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화학2는 솔직히 왜 이걸 미리 드롭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니, 초수강때부다 더 낮은 성적이 나와서 저를 당황스럽게 했는데, 뭐 기말고사 보고 나오면서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C0는 나올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성적이 뜨고보니 괴롭군요. (...) 이건 졸업학기에 삼수강이 확정적입니다. (...) 미적분학은, 분명히 중간고사도 안타였고, 공부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적절한 B+로 만족을 하고자 했으나, 했으나, 기말고사에서 병살에 가까운 성적을 내 버리는 바람에 결국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이건 진짜 좀 아쉬운 부분인데, 그래도 성적 외적인 부분에서 많은 걸 배웠다는 걸 위안삼고, 일단 넘어가고요.

첫 학기를 다니면서 느낀 건, 확실히 공부는 하는 만큼 나오는구나 하는 것. 제가 2005년 하반기에 확실히 정신적으로 피폐하긴 피폐했구나 싶습니다. 그때는 왜 그리 징징 짰었는지. (...) 결과는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희망의 서광이 보이는 걸 봤다 싶습니다.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해서 여름방학 시작할 때 만족스러운 결산 포스팅을 쓰리라 다짐합니다.

그 외 부분으로는 성공적인 동아리 복귀를 쓸 수가 있겠는데, 일단 다짜고짜 회지 총책을 맡아버린 게 이 쪽에서는 플러스로 작용한 케이스. 그냥 아무것도 안 했으면 서먹하고 잘 알지도 못했을 07, 08학번들과 회지 작업을 하면서 안면도 트고, 좀 친해질 수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일단 이로서 저는 진짜 OB로 대접받을 수 있는 자격(?)을 확보한 셈이 되었는데, 내년부터는 어차피 학과 공부에 올인할 계획이기 때문에 동아리 찾아갈 시간이 얼마나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점심시간 내내 죽치고 앉아있는 것 만은 피해야 할텐데요.

내년 1학기에 개선해야 할 점을 꼽아보자면, 먼저 장기적인 페이스 조절의 중요성, 10월까지는 순항하는 듯 했던 학기가 10월 말, 11월 초를 거치면서 완전히 페이스가 흐트러져서(동아리 회지 마감이 단단히 한 몫을 하기는 했습니다만) 기말고사 준비가 총체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하게 되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좀 멀리 보고 일정 조정을 잘 해나가는 것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사실 이게 경험치 쌓아서 레벨업 하는 종류의 물건이긴 한데 말이죠. 두번째로는 역시 공부는 그때그때 해야 한다는 것. 2005년보다는 확실히 나아지긴 했습니다만, 귀찮다고 예습복습을 게을리 해서 나중에 피보는 건 확실히 문제가 많습니다. 아무리 귀찮아도 숙제 이외의 예습복습은 당일날 바로바로 할 것. 숙제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그날 무엇을 배웠는지, 다음날 뭘 배울 것인지 건성으로라도 한번쯤 보는 것과 그냥 넘어가는 건 차이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집중력. 이런 저런 다른 곳에 한눈팔지말고 공부에 올인하는 것이, 꼭 바람직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번쯤은 해봐야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그렇게 후회없이 공부해도 학점이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는다면 저는 정말 재능이 없는 것이니 빨리 물리 때려치우고 전과를 하든 고시를 보든 해야 할 것인데, 어영부영 있다가 이도저도 못하게 되서는 안 되니까요. 일단 블로그 구독 리스트부터 좀 대폭 정리를 하고, 내년에는 확실히 공부에 매진해야겠습니다.

정말 개인적인 이야기들만 나열해 놨는데, 공개적으로 이런 반성을 하면 확실히 다른 사람 앞에 떳떳하기 위해서라도 더 약속을 잘 지키게 된다던가요. 올해는 절반의 성공이었으니, 내년에는 온전한 성공이 되도록,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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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신고

일단은 살아있습니다.

과제랑 동아리 회지 일에 치여 살다보니 어느새 11월도 다 지나가고 기말고사 시즌이 코앞까지 다가왔습니다. 일단 회지 일은 이번주 화요일에 끝냈는데, 한 고비 넘기면 또 한 고비라고, 과제와 페이퍼들이 또 봇물처럼 쏟아지는군요.

요즘은 바빠서 RSS도 자주 체크 못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두번 겨우 몰아서 대충 읽고 넘기고 있지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바쁜 게 좋은 것이겠지요. 12월 둘째주 쯤 숨돌리고 다시 돌아올 것 같네요. 저도 그렇지만, 이 글 읽으시는 다른 분들도 한 학기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자, 그럼 저는 웹워크때문에 다시 잠수하겠습니다. -_-;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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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빠개지겠네

어젯밤 아홉시 경부터 새벽 세시까지, 오늘 점심때부터 지금까지 동아리 회지 편집 작업으로 무려 12시간 정도를 소비한 것 같은데, 슬슬 머리가 아프다 못해 한 다섯 조각 정도로 쪼개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파온다.

처음에는 열심히 편집을 해볼까 싶기도 했는데, 일단 스무편 넘는 글마다 편차가 너무 심해서 뭐 어떻게 일률적인 편집을 하는 것도 안되겠다 싶어서 결국 그냥 레이아웃 맞추고 형식만 통일하는 방향으로 선회. 일단 자유글은 전부 편집이 끝났고 지금은 신입부원 10문 10답을 편집하고 있는데….

이거 끝나면 내일부터 이틀은 미적분학 퀴즈 준비하고, 이번 주말에 후기 편집하고 디자인팀 수퍼바이스 하고나면 대충 끝이려나. 아이고, 골때려.

여기서 털어놓을 내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긴 한데,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참여자의 진지함이 부족하다. 항상 열심히 하는 사람만 열심히 하고 뭐 이런거야 이미 익숙해지긴 했지만, 적어도 뭔가 하기 시작했으면 최소한은 해 줘야하는 것 아닌가. 내가 그렇게 들들 볶았는데도 기어코 형식 하나도 안 지킨 이상한 문서를 보내와서 나를 난감하게 하질 않나, 이건 뭐 웹 게시판에 퇴고도 없이 글 쓰듯 이모티콘에 통신어체 남발, 띄어쓰기는 물말아먹은 글을 써서 완성본이라고 보내오질 않나. -_-

물론 동아리 회지라는 것이 수업 과제에 비할 바는 아니겠으나, 정말 이녀석들이 교양과목 보고서도 이 따위로 쓴다면, C는 맡아놓은 당상이요, 내가 채점자였으면 석줄 읽어보고 바로 내팽개쳐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 태반이니 진짜 손발이 오그라들 지경.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하는 건 진짜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온라인 글쓰기에 익숙해져버린 세대의 폐단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뼈저리게 와 닿아서, 앞으로 뭐가 어찌되었든 내 자식은 절대 이렇게 만들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

…달리 생각해 보면, 결국 진지한 편집을 포기하고 그냥 대충 형식만 맞추자는 생각을 들게 해 예상했던 것 보다 편집에 걸리는 시간이 3할 이상 줄어들었으니 좋은 일일지도.

왜 지금까지 회지 편집만 마치면 편집장 하던 사람들이 퍼져버렸는지 확실히 알 것 같기는 하다. (후)

p.s. 글 다 쓰고 읽어보니 이 글도 만만찮게 횡설수설해 대는데, 이건 머리가 아파서…라거나 아니면 하도 횡설수설하는 글을 읽다보니 잠깐 내 머리도 이상해졌기 때문…정도로 해 두자.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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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1. [연옥님이 보고계셔 78] - 억수씨 (via 원사운드)
  2. [학문을 업으로 택하고자 하는 그대에게] - 은하

『후르츠 바스켓』에 이런 대목이 있다.

시구레: 예를 들면 토오루가 산더미 같은, 그것도 발목까지 쌓여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빨랫감에 둘러싸였다면 어떡할래?

게다가 세탁기가 없어서 한 장 한 장 손으로 빨아야 합니다. 토오루는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정말로 몽땅 세탁할 수 있을까? 깨끗하게 할 수 있을까? 만족할만한 결과를 자신은 제대로 내놓을 수 있을까?”하고 생각하면 할수록 불안해집니다. 하지만 시각은 시시각각 지나고, 자아 과연 토오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발밑에 있는 것부터 세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일지 몰라. 앞날을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만 쳐다보면 발밑의 빨래에 발목이 감겨 넘어진다고. ‘지금’이나 ‘오늘’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것도 중요해. 그렇게 한 장 한 장 세탁해 나가면 어쩐지 싱거우리만치 간단하게 하늘의 이치가 보일 테니까.

그래도 때때로 불안이 치밀어 오르겠지만 그럴 때에는 잠깐 한숨 돌리는 거야.

-- 타카야 나츠키, 『후르츠 바스켓 8』, 하쿠센샤, 2002. pp. 129-131
(한국어판, 정은(訳), 서울문화사)

나이브한 이야기기는 하지만, 어쨌든 걱정하고 화만 낸다고 뭔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결국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하는게 제일 좋은 해답일 것 같다. 좌절하기 보다는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보면, 뭐 목표했던 곳까지는 가지 못해도 다른 길을 발견할 수 있지는 않을까. 어차피 인생 한번 사는 거, 후회는 없게 살아야지. (뭔가 이상한 내용이 산으로 가고 있다….)

2008년은 뭔가 굉장히 희망에 차서 시작했던 것 같은데, 한 해가 끝난 다음에는 어떤 평가를 내리게 될 것인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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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복학생 포스, 라는 것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조차 모르겠지만, 어쨌든 있었다고 치고, 완전히 없어지기까지 대략 넉달이 걸린 셈인데, 이 정도면 결코 좋은 성적은 아닐테고. 확실히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었고 분명히 악착같이 했으면 지금까지 공부한 양의 두배는 할 수 있었을테니 난 할만큼 했는데 성적이 이 모양 이 꼴이라고 할만한 모양새도 나오지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이 정도까지 시궁창에 빠질만큼 게으르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미적분학은 그럭저럭이지만 원하는 성적을 맞으려면 기말고사에서 점수를 한 30점은 더 올려야 할 것 같고, 화학은 대충 C+을 노려서 삼수강을 하느냐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악착같이 해서 B0까지 올릴 수 있도록 해보느냐 선택의 기로에 서있고. 논리학은 결국 드롭. 핵심교양 두 과목도 아직 시험을 보지는 않았지만 결코 만만치는 않을 것 같고.

아니 사실 이런 당장의 불도 불이지만, 앞으로 3년 후에 뭘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로드맵이 전무하다는 사실이 굉장히 절망스럽다. 빛 한줄기 없는 동굴을 손끝으로 더듬으려 애쓰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어차피 이제 1학년 2학기 재수강이라고 애써 위안삼으려 해보지만 글쎄, 사실 그건 핑계일 뿐이고, 이런식으로 나가면 졸업 직전까지 가도 길이 보일 것 같지는 않은데.

교수님 면담이라도 해볼까 했지만 일단 본인이 말 그대로 아무 생각도, 의지도 없는 상태에서 가봐야 별 소득이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무엇보다 여기서 더 절망적인 이야기를 들어봐야 전혀 득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포기.

고등학교 3학년까지는 그래도 가서 열심히 하면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학교 들어와서는 B+에 그럭저럭 만족했는데 다른 녀석들이 B+이면 "성적이 안 좋다"고, B0면 그 과목이 "망했다"고들 해서 혼자 분해했었는데, 이제는 그냥 아무 생각도 없네.

생각해보니 그렇긴 해. 교수마다 다르긴 하지만 A를 꽉 채워 준다고 했을때 상위 30%가 A 범위에 드는데, 사실 이렇게 생각하면 어차피 드롭하는 사람들이랑 공부 안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클래스에서 반 정도만 하면 그럭저럭 A-는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더라. 하하, 지금까지 내 성적을 생각해 보니까 좀 절망적이긴 하네. 군대 다녀와도 변한 게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더욱.

잠깐 휴학을 생각해보긴 했는데, 지금 휴학하면 정말 패배자가 될 것 같아서 차마 그짓만은 못하겠고, 일단 악착같이 버텨보긴 할 생각. 2005년부터 주구장창 고민만 하고 있는 인생의 방향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미해결 상태. 자, 이제 신세한탄은 그만하고, 진짜 진지하게, 이제 뭘 어떻게 해야되지?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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