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맛과 개념은 한끗 차이

아무래도 미친 것 같아요!

From 『TAXI』

망콘콘 부류의 글이 이오공감에 오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으니 옛날로 돌아가자고 합니다. 민주주의가 싫으니 독재를 돌려달라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물론 현재 이오공감이 전형적인 우중의 병신 파티인 건 사실이지만 자기 포스팅이 이글루스 운영진의 개입으로 비공개 처리되거나 하면 검열이 어쩌니 개거품 무는 사람들이 조금 자기 눈에 거슬리는 포스팅이 많다고 옛날의 운영진 필터링 이오공감으로 돌아가자느니, 커뮤니티의 폐쇄성을 더 높여야 한다느니 떠드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고 있으면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오네요. 바로 옆에서 자신들이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이오공감 1.0 시스템에 대해서 쓴소리를 쏟아내던 건 기억도 나지 않나보죠. 이 사람들이 모이고 모이면 그런대로 상당히 적확한 판단을 하는 민중이란 집단이 된다는 것이 정말 신기합니다. 그리고 입이 비뚤어 졌어도 말은 똑바로 합시다. 디씨인들이 이글루에 유입된 게 아니고 이글루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디씨화 된 거겠죠. 무슨 안 좋은 일만 생기면 디씨를 욕하는데, 정말 디씨가 그렇게 안 좋은 곳인지도 모르겠거니와, 디씨인들이 이글루에 와서는 오히려 기존에 있던 찌질이들보다 더 개념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을 적어도 열번 이상은 보아왔기 때문에 이것만은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국개론이 사실이 아니라는 강력한 반증을 이번 망콘콘의 투표 결과에서 봤습니다. 한 사람 한사람은 개인적인 원한에 충실하고 편견에 가득한 판단을 내릴지라도 그 수가 300명쯤 되면 일반인의 상식에 상당히 부합하는 믿을만한 결과가 도출됩니다. 인민은 때때로 광기에 휩싸이고 그릇된 길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존재해왔던 어떤 과두적인 엘리트 집단보다 더 적은 실패로 인간사회를 여기까지 이끌어 왔습니다. 까놓고 말합시다. 이번 투표가 도편추방제보다 더 폭력적입니까? 저는 이번 투표 결과를 통해 민중은 병신을 적절히 필터링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자신들을 무시하는 우월주의자들을 경계할 줄 아는 현명한 집단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고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한 불편함만을 표출하는 사람들에게서 저는 "난 너희들과 다르고 그렇게 저속하게 놀지 않는다"라고 하는 우월주의의 오오라를 느낍니다.

망콘콘의 글이 정당한 것이었다고 변명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간단하게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가식"이란 단어를 "예의"로 치환해서 그럼 인간관계의 예의도 지키지 말자는 거냐고 반문하는 건 포인트를 잘못 잡아도 한참 잘못 잡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디씨와 이글루스의 문화가 달라도 똑같은 인간인 이상 최소한 사람들의 행동양태에서 그 진의가 무엇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능력 정도는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가식"이란 자신과 그 추종자들로 성벽을 쌓아버리고 서로의 이너써클만을 공고히 하는 행동 양태를 가리킵니다. 그것을 위해서 서로에 대한 부적절한 옹호와 타인에 대한 공격행위를 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말이죠. 아니면, 이런 말씀을 하시는 블로거 분들은 이 가식을 정말로 예의라고 생각하시는 걸까요?

정말 지금의 분위기가 불편하고 싫다면 스스로 먼저 행동하십시오. 간단합니다. 이번 망콘콘의 이벤트에 부화뇌동 하지말고 말과 행동이 부합하게 놀면 됩니다. 평소에는 무시하면서 이런 대형 사건이 터지면 궁금한건 못 참고 다 찾아보고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사실에, 아니면 자신의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이 언급된 사실에 화를 내고 그들을 공격하는 행위는, 설사 교양의 허울과 권위자로부터의 인용구로 겹겹이 쌓여있을 지라도 본질적으로 저들의 "저속한" 난장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덧붙여서. 채다인님의 블로그에서 저는 개인 숭배(personal cult)의 무서움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당사자가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데 오히려 추종자들이 당신에게는 잘못이 없고 열등감에 휩싸인 저들이 문제라고 공격을 퍼붓습니다. 편가르기도 이정도쯤 되면 유사종교 수준이네요. 사실 망콘을 포함해서 이번에 뽑힌 소위 메이저한 오덕들 중에서는 이런 식으로 자신 보다도 그 주변 때문에 미움을 산 사람들이 몇몇 보입니다만, 여기서 그런 것 까지 자세하게 논평할 필요는 없겠죠.

[5월 1일] 관련해서, 하늘빛마야 님의 글 하나를 링크합니다.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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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축제와 뉴스보도

여의도 불꽃 축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2005년에 한번 갈 기회가 있었는데, 굉장히 즐거운 추억이었고, 제대하면 한번 꼭 다시 가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춥고, 배고프고, 오는 길과 가는 길은 짜증과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분명히 그 정도 투자할 가치가 있는 행사였으니까요.

매년 나오는 이야기입니다만, 올해도 똑같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시민의식이 부재해서 한강변이 쓰레기로 넘쳐나고, 교통 체증에 지하철 역 폐쇄된 줄 모르고 쌍욕 쏟아내는 사람도 여전한 모양이고, 뭐 그 이외에도 이것저것. 항상 그렇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외국은 어떻고 우리나란 어떻고 비교하는 글들이나 한국은 이래서 안 된다고 외치는 얼치기 계몽주의자 분들의 글도 넘쳐납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나라 시민의식이 그렇게 엉망인가요? 나이에 비해서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녀 본 사람입니다만, 우리나라 시민의식이 그렇게 낮다는 생각은 별로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돌아다니다 보면 우리나라에 불만스러운 점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걸어 다니면서 담배 피우는 분들, 아무데나 가래침 찍찍 뱉으시는 분들, 길거리에 껌딱지는 왜 이렇게 많은지. 그런데, 외국은 안 그렇다구요? 파리 시내를 이틀 동안 돌아다니다가 개똥을 두 번은 밟았을 겁니다. 일본이요? 사람 별로 안다니는 골목 같은 데는 우리나라랑 다를 거 하나도 없습니다. 그 나라에서도 무단횡단 할 사람들은 다 하고, 하수구 주변에 담배꽁초 굴러다니는 꼴도 똑같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고치고 바로잡을 건 많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그게 그렇게 심각하게 뒤떨어졌다고는 생각 안 합니다.

불꽃 축제 하는 날 주변 불법 주차를 조금만 신경 써서 잡고, 임시 화장실이랑 쓰레기통을 조금만 신경 써서 배치했더라면 어땠을까요? 그쪽 방면 차량 통행을 조금만 통제하고 사람들의 흐름을 조금만 신경 써서 분산 유도했다면 차랑 사람들이 뒤엉켜서 일어나는 병목현상이 그렇게 심각했을까요?

어차피 인파가 그 정도로 모였던 곳에 대고 평소의 다섯 배에 이르는 쓰레기가 나왔다 운운하는 게 웃기기 그지없습니다. 평소에 모이던 인파의 스무 배가 모였는데 쓰레기는 다섯 배 나왔다면 오히려 기뻐해야하지 않나요. 게다가 일회용품 쓰레기를 양산하는 주범은 행사장 주변에 몰려드는 노점상들입니다. 대목인 건 알겠는데, 서울시가 정말 쓰레기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면 시민들을 탓하기 전에 노점상들을 단속해야 했습니다.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 아닌 이상 냄새나는 오뎅 꼬치나 호빵 포장지, 닭튀김 봉지 등을 고이 싸서 수백만의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면서 집까지 모셔가서 버릴 사람은 없습니다. 아니면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곳곳에 쓰레기를 버릴 수 있도록 지정된 장소를 몇 군데 만들어 놓기만 했어도 쓰레기 치우는데 들어가는 수고를 아끼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겁니다.

애초에 왜 행사 장소가 사람들이 몰리면 병목현상이 일어날게 뻔한 여의도를 택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의도는 장소는 좋지만 접근하는 루트의 수가 너무 제한되어 있어서 인파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병목현상이 안 일어날 수 없는 곳입니다. 조금 더 접근성이 좋은 한강변은 널렸습니다. 상암 쪽으로 조금만 더 인파를 유도했거나 아니면 올림픽 공원 주변 둑방 같은 곳으로 장소를 아예 바꾸는 것도, 어렵지만 고려해볼만 합니다. 물론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으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문제의 기사를 쏟아내는 기자들이 이런 사정을 취재했거나, 적어도 한번쯤 생각이라도 해 봤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왜 매번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 궁금합니다. 아직도 그렇게 선진국 컴플렉스에 걸려있는 사람들이 많았던가요. 한두 번 일어나는 일은 시민의식의 부재 때문일 수 있습니다. 똑같은 일이 매번 반복해서 일어난다면, 시민의식 운운하기 전에 상황을 그렇게 만들어가는 배경이 있지 않나 한번쯤 따져봐야 합니다. 덮어놓고 비판하는 건 쉽습니다. 하지만 그걸 통해서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Posted by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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